편지 :: 0
* -센고쿠 군이 또 걸음 해주실 날만을 고대하고 있겠슴다. 겨울의 초입, 땅에 닿기도 전에 사라지는 싸락눈이 포슬포슬 내리고 있었다. 마루에서 내려와 신을 찾는 센고쿠 시노부의 등에 타카미네 미도리가 넌지시 말을 건넸다. 하아-. 숨을 크게 내쉬어 자신의 입 앞에서 흩어지는 입김을 보며 시노부가 웃었다. -날씨가 따뜻해지면 꼭 올 것이오. 봄꽃보다 빨리 오겠다 약속하오. 대충 발을 구겨 넣은 신을 고쳐 신고 시노부는 미도리를 향해 몸을 돌렸다.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작게 고개를 숙였다. -그럼, 다음에 또. 시노부의 기척이 사라지자 미도리는 곱게 접어 손에 소중히 쥐고 있던 종이를 펼쳤다. 옅게 웃으며 그것을 코에 대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. 시노부의 향기가 배어있었다. 작은 들꽃 같은 사람이었다...
앙스타/미도시노
2016. 9. 21. 13:51