괴도 긴상
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히지카타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. 어쩌다 내가 여기 갇히게 된 걸까. 그것도 하필 저 얼빠진 도둑놈이랑 같이... 분명 자신은 이 곳의 보석을 훔치겠다는 맹랑하기 짝이 없는 예고장을 받고 그 도둑놈을 잡으러 온 터였다. 여기엔 그 놈이 노리는 물건 뿐 아니라 각종 진귀한 보석들이 진열되어 있다. 경찰들이 마구잡이로 휘젓고 다니다 혹여나 보석에 손상이라도 생길까 하여 맨몸으로 혼자 들이닥쳤다. 어떤 범죄자도 다 거뜬히 잡아내 작살을 내버리는 귀신형사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 그이기에 딱히 어려울 것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, 그 어쭙잖은 자만심이 지금 이 상황의 화근이었다. 무언가 보안 스위치를 잘못 건드린 것일까, 돌연 불이 다 꺼지고 모든 문의 셔터가 내려갔다. 불이 꺼짐..
은혼/히지긴
2016. 8. 28. 14:39